억지로 자야 하는 밤 -이화- 처량한 하루를 보내고 간신히 맞이한 밤 내일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억지로 자야하는 밤이 오면 세상의 모든 외로운 사람들과 끌어안고 울고싶다 각자의 아픔을 드러내 놓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싶다 내 한숨이 당신에게 전해져 하나의 호흡이 될 수 있다면 사막같은 우리의 외로움이 조금은 덜 황량해 질 수 있을까 밥벌이가 간절한 사람들과 밥벌이가 지겨운 사람들 사랑에 목마른 사람들과 사랑에 그을린 사람들 평범함이 어려운 사람들과 평범함이 서글픈 사람들 소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우리의 밥벌이와 사랑과 평범함에 대해 두런두런 넋두리 할 수 있다면 눈물겨운 우리 인생이 조금은 눈부신 인생이 될 수 있을까